mz세대인 내가 봉사를 하는 이유 | 내가 찾은 5가지 봉사 의미
전편에서 해봤던 봉사들에 대해 간략하게 썼다.
성인이 되어서 봉사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참견을 받게 된다.
주말에 봉사를 한다고 했다가 들은 말들은 다음과 같다.
- 대단하다. 난 못해
- 나한테도 봉사해주냐 나한테도 해달라
- 왜 하는 거야?
처음 두 번째 말을 들었을 때는 '무례하다'는 생각이 들었지만, 오히려 봉사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.
그리고 왜 하는 거냐는 말을 몇 번 들으니, 나도 정말 봉사를 왜 하는지 궁금해졌다. 그래서 한번 내 방식대로 봉사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.
먼저, 봉사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'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.'이다.
자원봉사의 사전적 의미는 ' 어떤 일을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도움. 또는 그런 활동.'이다.'
봉사와 일의 차이?
봉사의 의미에서 '대가 없이', '도움'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. 성인이 되고 난 후 별로라고 생각했던 봉사는 '일 같은 봉사'였다. 봉사 시간도 필요 없고 봉사를 하기 위해 나갔는데 고등학교 때 하던 도서관 봉사보다 못한 '시간 채우기식 봉사'를 했을 땐 나도 시간이 아까웠다. 일과 봉사의 차이는 하고 나서 뭐가 남느냐가 다른 것 같다. 일은 돈과 가치를 만들어내고, 봉사는 마음을 남긴다.
1. 마음을 채울 수 있다.
봉사를 하면 나눔을 했는데도 채워지는 느낌을 받곤 한다. 마음은 나누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더 넓어지는 것 같다.
내가 집에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시간만 가지만, 밖에 나와서 봉사를 하면 누군가는 나로 인해 도움을 받게 된다. 부정적인 마음을 비우고, 긍정적인 마음을 채울 수 있다는 게 봉사의 장점 같다.
2. 나 하나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지만, 적어도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이 남는다.
'무한한 수형도'라는 말처럼 내가 마음을 나누면 다른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. 봉사의 결과물이 꼭 나한테 안 오더라도,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.
3. 나를 잘 알게 된다.
봉사를 하면 나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. 내가 어떤 봉사를 좋아하는지, 어떤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알 수 있다. 그리고 나의 양면성도 깨달을 수 있다. 아무래도 본인의 흠은 가리거나 무시하기 마련인데, 봉사를 하다 보면 가끔 내 깊은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. '저것까진 하기 싫은데,,', '역시 나보다 대단한 사람들은 많아', '봉사를 너무 많이 해도 나한테 남는 게 없는 것 같아'같은 생각 때문이다. 내가 생각하는 적정 봉사량은 평일이라면 주에 한번 매주(약 한두 시간쯤), 주말에 한다면 한 달에 한 번이 적정한 것 같다.(평일 or 주말) 너무 많이 하면 진짜 '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'가 되어버린다. 자신을 잘 돌봐야 남에게 봉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, 자신을 돌볼 시간도 필요하다.
4. 봉사를 하러 나오는 사람들은 대개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,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.
봉사를 나가면 나보다 더 바쁜 사람들인데도 짬을 내서 봉사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. 좋은 자극도 많이 얻을 수 있고, 내가 봉사에 시간을 쏟는 게 가치 있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. 자연스럽게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,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.
5. 생각 못했던 기쁨을 얻을 수 있다.
요즘 유행하는 '럭키비키'처럼, 봉사를 하다 보면 의외의 순간에서 행복을 느낄 때가 많다. 내가 느꼈던 기쁨들은
- 봉사 가는 길에 본 풍경
- 봉사 끝나고 챙겨주신 간식
- 봉사 끝나고 돌아오는 길
이 있다. 아침에 봉사를 갔을 때 봤던 그 숲길의 풍경은 정말 잊지 못한다. 영화 속 한 장면 같고, 조금의 나오기 싫었던 마음마저 깨끗하게 씻겨지는 풍경. 평소였으면 붐볐을 거리지만 주말 아침 일찍 봉사를 가면 진짜 힐링을 받을 수 있다. 도파민 중독자, 현대인, mz 같은 말들이 딱 나를 가리키는 말인데, 정말 그 순간만큼은 그냥 그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.
사진으로도 찍었지만, 정말 사진에는 안 담기는 그 햇살, 따뜻함 등이 잊히지 않는다.
봉사 끝나고 챙겨주신 간식은 정말 '뭐 이런 걸 다'라는 말로밖에는 표현되지 않는다. 정말 조그마한 간식이어도 뭔가 봉사를 하고 받는 간식은 남다른 기쁨이 있는 것 같다.
봉사가 끝나면 지하철역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동행하는 경우가 많은데, 그때 나누는 대화가 기대하지 않았던 기쁨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.
봉사를 더 하다 보면 더 다양한 의미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. 내가 이렇게 봉사에 대한 글을 썼지만, 내가 대단한 사람인건 절대 아니다. 나도 어디서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뿐이다. 그냥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 위해 봉사를 한다는 을 전하고 싶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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